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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칸〉“삼엄한 통제 속에 화려한 전시 올림픽”

경향신문 | 기사입력 2008.08.25 22:11



ㆍ'핸드볼 오심' 스포츠외교력 실망

ㆍ한국기업에도 할당식 표 강매

ㆍ상업화에 매몰된 '방송올림픽'

2008 베이징올림픽이 17일간의 열전을 마치고 막을 내렸다. 안전을 강조하며 철저한 통제 속에 외형상으론 더없이 화려했다. 이번 올림픽을 현장에서 취재한 특별취재단이 한데 모여 이번 베이징올림픽의 안과 밖, 명과 암을 짚어봤다. 이번 방담은 폐막식이 끝난 직후인 25일 새벽, 베이징 시내에서 이뤄졌다.

↑ 베이징올림픽이 큰 사고없이 끝났다. 중국이 스포츠 최강국으로 도약하며 세계에 중국을 알린 이번 베이징올림픽은 화려한 개막식과 함께 철저하게 준비한 모습을 보여줬다. 그러나 올림픽의 상업화가 심화했고, 테러에 대한 위협속에 일반인의 접근을 철저하게 통제할 정도로 폐쇄적인 모습과 함께 일반 관중보다는 세계인에게 보여주기 위한 올림픽이었다는 지적도 피할 수 없다. 베이징|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홍인표 특파원 : 먼저 스포츠 외교에서 문제가 있지 않나 합니다. 핸드볼 심판 판정 문제도 그렇고. 언론도, 엄청나게 많은 기자를 파견한 일본과 비교해도 한국과는 차이가 많았습니다. 이런 면에서 확실히 국력 차이를 느낍니다. '10대 강국, 10대 강국' 하는데 현장을 체험해보니 금메달 수는 7위지만, 스포츠 외교력·언론의 취재여건 등은 70위도 안되는 것 같네요. 아테네와 비교하면 이번 베이징올림픽은 어떤가요.

김경호 기자 : 외교·정치·문화·경제·미디어 등 모든 부문에서 비교되는 부분이 많습니다. 베이징올림픽은 상당히 치밀하게 준비한 올림픽입니다. 경기 진행·수송·자원봉사자 등 아테네에 비해서 훨씬 치밀하고, 잘하려고 노력한 올림픽입니다. 아테네도 취재하고 다른 올림픽도 취재했지만 그 올림픽들은 이익을 남기는 데 더 중점을 뒀습니다. 베이징에선 그런 부분이 상대적으로 적었던 것 같습니다. 특히 테러·안전 등에 신경썼는데, 신장 지역에서 테러가 일어나기도 해 위협이 있었던 것에 비하면 올림피언에겐 큰 불편은 없었습니다.

양승남 기자 : 하지만 일반인의 올림픽 참가에는 문제가 있었던 것같아요. 관중은 많았는데 모두 동원된 관중이었습니다.

홍특파원 : 경기장에 관중이 적어 스폰서 회사 및 각종 기업에 많은 표를 뿌렸다고 합니다. 나이지리아와 아르헨티나가 맞붙은 축구 결승전에는 현지 삼성 법인을 통해서 표가 많이 돌아 경기장 앞 뒤로 다 삼성 관계자였습니다.

김관 기자 : 결국 외국인이든 내국인이든, 아니면 베이징 사람이든 다른 지역 사람이든 일반 관중이 올림픽을 즐길 기회를 박탈당했습니다. IOC가 추구하는 올림픽 정신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거죠. 지나치게 안전만을 추구하다가 오히려 참여 기회를 박탈하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보여주기 위한 올림픽이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습니다.

조운찬 특파원 : 중국 실정에 맞는 고육책이라는 내부 평가가 있습니다. 일부에선 이번 올림픽을 36년 베를린올림픽과 비교하죠. 베를린올림픽은 나치 정부의 홍보수단이었지 않습니까. 이번에도 중국을 세계에 알리겠다는 중국 정부의 의도가 지나치게 반영됐다는 거죠. 개막식도 그렇고, 베를린올림픽에서도 독일이 메달 수에서 1위를 하지 않습니까. 중국도 1위에 집착했고.

김세훈 기자 : 지나친 통제와 선전도 문제지만 역시 이번 올림픽 또한 중계권을 비롯한 상업주의의 그늘에서 벗지 못했습니다. 분명 올림픽 정신이라는 게 있는데 경기시간이 중계권사의 이익에 따라 왔다갔다 했습니다. 오전에 결승을 치른 수영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죠.

전광열 기자 : 수영뿐 아니라 농구·테니스·육상 등이 모두 밤늦게 열렸습니다. 야구도 일본은 대부분 야간에 경기했습니다. 일본이 중계권료를 많이 냈기 때문입니다. 그런 면에서 이제 올림픽은 사실상 방송 올림픽입니다. 중계권을 사가는 방송사가 좌지우지했죠.

양승남 기자 : 올림픽 기간 동안 베이징 시내에서 50만명 이상이 쫓겨났다고 하던데요.
홍특파원 : 실제로 학생은 다 고향으로 갔지요. 왔다갔다 하기도 힘들어요. 우리로 치면 경기도에 해당하는 허베이성에 한번 다녀오려면 3시간 넘게 걸려요. 곳곳에서 신분증 검사하고, 검문검색 받느라 그렇죠. 한국 유학생도 상당수 고국으로 갔습니다.

김관 기자 : 중국이 스포츠 최대 강국으로 떠올랐습니다. 예상했었지만, 이렇게까지 일방적인 페이스로 가리라고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홍특파원 : 중국 쪽에서 아주 교묘하게 스케줄을 조정했어요. 초반 분위기가 중국 쪽으로 달아오르니 후반부도 기세가 살았죠. 그런 분위기가 중국의 성적으로 이어졌죠. 그게 바로 홈 어드밴티지 아닌가요.

김세훈 기자 : 스포츠 생리학자에 따르면 올림픽에 출전하는 선수들의 기량이 상향 평준화했다고 합니다. 아주 작은 차이가 승부를 가르는 경우가 많아 시차를 비롯, 환경·음식 등 생리적인 사소한 차이가 다른 결과를 낼 수 있다는 겁니다. 자연히 홈이 유리합니다. 우리 성적이 좋은 것도 그런 데서 요인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조특파원 : 중국이 성적이 좋은 데는 스포츠 과학의 힘입니다. 올림픽을 2연패한 중국 카약 2인조는 스포츠 과학의 개가라는 평가입니다. 저장성에서 훈련할 때 연구원 30명이 함께 숙식하며 분석했습니다. 수중 카메라는 기본이고. 여자 조정 4인조는 중국의 컴퓨터 회사 레노보가 모든 데이터를 분석했습니다. 전자 과학의 승리죠.

김경호 기자 : 수영의 마이클 펠프스, 육상의 우사인 볼트 등 화려한 스타들이 등장했습니다. 특히 펠프스의 8관왕은 앞으로 도저히 깨지기 힘들어 보입니다.

김세훈 기자 : 펠프스가 8관왕 하기는 했지만 수영은 이제 천재들의 종목에서 과학 종목으로 바뀐 분위기입니다. 이제 만들어진 선수들이 실력을 내고 있습니다. 일본의 기타지마 고스케도 그렇고, 중국의 류즈거도 그렇고. 물론 박태환도 마찬가지죠.

양승남 기자 : 중국은 수영에서 1개·육상에서 3개 등 금메달이 적어 영양가 논란이 있는데요.

김관 기자 : 그런데 육상과 수영이라는 종목 자체가 서구인을 위한 종목입니다. 그런 종목에서 아시아가 어느 정도 따라간 것만도 의미있다고 생각합니다.

전광열 기자 : 중국의 경우 용병 감독도 많았습니다. 펜싱의 프랑스인 감독, 하키의 김창백 감독, 핸드볼 강재원 감독, 야구의 미국 감독도 그렇고.

김관 기자 : 중국 야구 대표팀의 래피버 감독은 대단하더군요. 미국과의 예선전에서 중국 포수 왕웨이가 미국의 거친 슬라이딩에 다치자 인정사정 없이 투수에게 빈볼 6개를 지시했습니다. 승부의 세계에서 내셔널리티는 의미없을 수도 있습니다.

김경호 기자 : 이번 올림픽의 큰 성과 중 하나는 역시 문대성의 IOC 선수위원 선정입니다. 스포츠 외교력이 상당히 부족한 상황에서 획기적인 일이고 한국의 스포츠 위상, 스포츠 외교력이 한단계 높아질 수 있는 기회입니다.

전광열 기자 : 그러나 태권도는 마지막날 아주 최악의 상태에 빠졌죠. 어이없는 심판 폭행 사건에 태권도 이미지를 완전히 구겼습니다. 문대성에게도 악영향이죠. 한국이 세계에 진출시킨 명품 중 하나인데, 브랜드 값이 폭락하지나 않을까 걱정입니다.

김경호 기자 : 정리하죠. 이번 올림픽은 대체로 성공적이었습니다. 기록도 좋았고, 메달도 어느 정도 다양해졌습니다. 하지만 올림픽 내부와 외부가 잘 소통되지 않는다는 점, 일반 대중의 올림픽 참여 가능성이 제한된 것 등은 지적돼야 할 점입니다. 심화된 상업주의도 마찬가지고. 참여라는 측면에서 올림픽의 미래에 대해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 아닐까 합니다. 모두 수고 많으셨습니다.

< 정리·베이징|이용균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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