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닷컴 I 심재희기자] 축구팬들이 단단히 뿔이 났다. 8강 탈락이라는 성적을 이해 못해서 그러는 것이 아니다. 8강에 도저히 오를 수 없는 경기력을 보여 강도높은 비판을 멈추지 않고 있다.
박성화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올림픽대표팀이 결국
2008베이징올림픽에서 조별예서 탈락했다. 이탈리아, 카메룬,
온두라스. 쉽지 않는 대진이었다. 1승 1무 1패 승점 4점 조 3위. 겉으로 보면 몰매를 맞을 만큼 나쁜 성적표는 아니다. 하지만 내용을 뒤돌아보면 '낙제점'이라는 쓴소리를 내뱉지 않을 수가 없다.
박성화호는 프로에서 뛰는 재능있는 선수들이 주축이 되어 대회 전 '역대 최강'이라고 자평했다. 하지만 이는 매 대회 이전에 나오는 상투적인 표현 이상의 의미를 가지지는 못했다. 오히려 선수들의 네임밸류가 나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상대에 대한 적절한 대비책이 없어 경기력은 역대 올림픽팀 가운데서도 최악이었다.
박성화호의 가장 큰 실패 원인은 다양성 부족에 의한 무기력함에서 찾을 수 있다. 대회 전 상대팀들은 한국의 강점으로 롱볼과 측면공격을 짚어냈다. 하지만 카메룬전과 이탈리아전에서 한국은 '상대가 뻔히 알고 있는' 공격전략을 고집했다. 간간이 중앙을 공략하면서 찬스를 효율적으로 잡았으나 선수들은 마치 습관인 마냥 측면과 롱볼에 의존하는 모습을 보였다. 상대팀들은 미리 공부한 내용이 시험에 나온 마냥 수비에서 큰 어려움을 겪지 않았다.
팀이 전체적으로 다양성을 잃은 또 다른 이유는 바로 1-1 능력 부족이다. 한국은 1-1 상황에서 수비-미드필드-공격 모두에서 밀렸다. 공격 상황에서 상대수비수를 시원하게 돌파하는 장면은 거의 찾아볼 수가 없었다. 수비수들은 볼에 시선이 자주 꽂히면서 우르르 몰려다니며 상대공격수에 빈공간을 내줘 허무하게 실점을 허용했다. 냉정하게 판단해볼 때, 한 수 아래로 여겼던 온두라스 선수들과의 1-1 대결에서도 한국선수들은 밀렸다. 가장 기본이 되는 1-1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하고 소극적인 모습으로 일관했으니 상대를 제압하기가 매우 힘들었던 것이다.
대등하거나 그 이상의 상대를 만날 때는 '비책'이 필요하다. 자신의 실력을 믿고 자신감있게 덤비는 것도 중요하지만, 상대를 꺾기 위해서는 상대가 예상하지 못했을 비장의 무기로 승부를 걸 필요가 있다. 하지만 박성화호는 그렇지 못했다. 상대가 다 알고 있는 수로만 승부를 걸었고, 1-1 대결에서도 철저히 밀렸다. 체력과 골결정력에서도 여전히 문제를 보이면서 무기력한 모습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유일하게 재미를 봤던 세트 피스 상황에서 볼을 상대 골문으로 날카롭게 때려주는 '히든 카드'도 카메룬전 이후에는 식상하게만 느껴졌다.
축구에서 한 팀을 전체적으로 평가할 때 잣대로 삼는 것이 체력, 전술, 기술이다. 2008베이징올림픽에 참가했던 박성화호는 이 세 부분에서 모두 상대들에게 제압당했다. 한국축구의 미래를 짊어진 젊은 선수들의 올림픽 도전은 내용과 결과에서 모두 실패로 돌아가고 말았다.
kkamanom@media.sportsseoul.com
사진출처=www.fif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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