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CBS 올림픽특별취재단 박지은 기자]
"내가 자기를 돌봐주지 못한 이유를 나중에라도 설명하려면, 꼭 금메달을 따가야죠." 지난 19일 중국을 꺾고 4강 진출을 확정한 여자 핸드볼대표팀의
베테랑 골키퍼
오영란 선수(36, 벽산건설)가 밝힌 남다른 각오입니다.
오영란 선수는 21개월된 딸을 둔 주부 선수입니다. 더욱이 남편은 남자 핸드볼대표팀의 골키퍼인
강일구 선수(32, 인천도시개발공사)로 이번
베이징올림픽에 나란히 출전했습니다. 부부가 모두 대표팀에서 뛰다 보니 아이를 돌보는 것은 할머니 몫입니다.
한동안 만나지 못했더니 딸 서희가 이제는 전화기를 통해 들려오는 엄마 목소리에도 무덤덤한 반응이어서 이만저만 마음이 쓰이는 게 아니라네요. 불러도 오지 않는 엄마에게 토라진 것 같다며 한숨을 푹푹 내쉬는 오영란 선수입니다. 그래서 서희에게 후일에라도 엄마 아빠와 떨어져 있던 시간을 설명하려면 메달을 꼭 가져가야한다는 오영란 부부입니다.
탁구대표팀의
유남규 코치(40)는 오는 9월27일을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습니다. 지난해 12월 마흔 살의 나이로 늦장가를 간 유 코치가 아빠가 되는 날이기 때문입니다. 딸이라는 얘기에 태명을 '총명이'로 지었다고 자랑입니다.
아내의 배는 막 달을 앞두고 남산만해져 거동이 쉽지 않다네요. 더욱이 첫 출산이라 불안하고 초조해하는데, 그런 아내 옆에 있어주지 못하는 유 코치의 마음도 덩달아 불편하다고 합니다.
아내가 전화기를 배에 가져다 대면 "총명아~"하고 부르는 것으로 태어날 아이에 대한 사랑과 아내에 대한 애뜻한 마음을 대신한다는 그입니다. 소중한 시간, 소중한 사람과 함께 하지 못하는 만큼 좋은 결과로 보상받고 싶은 마음이 클 수 밖에요.
다리에 쥐가 나는 바람에 메달 획득에 실패한 역도의
이배영 선수(29,경북개발공사) 역시 역도선수 출신의 동갑내기 아내와 결혼해 세 살된 아들 민혁을 두고 있는 아빠입니다. 경기 다음날 "민혁이와 통화했냐?"는 질문에 "아직 못했다"며 씁쓸한 미소를 지어보이더군요. TV 중계로 아빠를 봤을 민혁에게 바벨을 번쩍 들어올리는 모습 대신 바벨을 놓치고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여준 것에 대해 착잡해 하는 듯 했습니다.
그러나 메달 획득 여부를 떠나 올림픽이라는 큰 무대에서 최선의 모습을 보여준 엄마, 아빠, 남편, 아내, 그리고 아들딸들, 이들은 가족의 자랑이자 대한민국의 자랑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말해주고 싶습니다.
nocutsports@cbs.co.kr
[관련기사]
● < 올림픽 > 베이징에 발 묶인 메달리스트들, 어떻게 지낼까
● < 올림픽 > '지친 선수를 보는 시민들, 과연 즐거울까요?'
● < 올림픽 > 이승엽 "WBC 악몽은 내가 깬다!"
● < 올림픽 > 한국 '노메달'…종합 7위 자리는 지켜
● < 올림픽 > 김경아 · 박미영 16강행 "당예서 몫까지… "[종합]
(대한민국 중심언론 CBS 뉴스FM98.1 / 음악FM93.9 / TV CH 412)
< 저작권자 ⓒ CBS 노컷뉴스( >
www.nocutnews.co.kr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노컷뉴스 베이징올림픽 특집페이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