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이뉴스24 >
올림픽 금메달의 후유증이 서서히 국내 프로야구계의 지각 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9전 전승 우승이라는 믿기지 않는 성적을 거두고 돌아온 국가대표 가운데 부상과 피로를 호소하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흘러나오고 있다.
그 중 KIA 에이스
윤석민(22)의 어깨통증 소식은 4강권 진입에 사력을 다하던 KIA로서는 통탄할 노릇이다.
윤석민은
베이징올림픽에서 대표팀 투수 가운데 가장 많은 5게임에 등판했다. 팀에서는 선발이지만 대표팀에서는 셋업맨과 마무리 등 구원투수로 등판했다. 미리 예고를 받고 준비할 수 있는 보직이 아니기에 대기 상태도 길었고 긴장감도 컸을 것이다. 더군다나 뒤늦게 합류한 만큼 혼신의 힘을 다해 던졌다. 어떻게 보면 지금 이 시점에서 피곤을 호소한다는 것 자체가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올림픽의 추억을 뒤로 한 채 국내 경기에 선발 등판한 윤석민은 완벽했다. LG와의 원정 3연전 마지막 경기였던 8월28일 7이닝 동안 단 한 개의 안타(7회
안치용 2루타)만을 내주고 무려 9개의 탈삼진을 기록하면서 이틀 연속 패했던 팀을 구했다. 이 시기만 해도 올림픽에 참가했던 선수들 대부분이 상승세를 이어가며 자신감에 차 있는 모습을 보여줬고 윤석민 역시 금메달의 기운을 잃지 않고 시원스럽고 대담한 피칭으로 상대 타선을 눌렀다.
9월 1일 KBO는 올림픽 금메달 축하 리셉션을 개최했고 24명의 올림픽 멤버 가운데 이승엽, 김동주, 이진영을 제외한 21명이 행사에 참석했다. 행사를 마친 뒤 단체로 입었던 대표선수 단복을 사복으로 갈아입은 선수들은 하나 둘 다음날 열리는 경기를 위해 소속팀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윤석민도 작은 트렁크 하나 들고 대구로 이동했다.
그 다음날인 2일 삼성과의 원정 15차전에 선발로 나선 윤석민은 시즌 14승이 가깝게 보였다. 올 시즌 대삼성전 4경기에 등판, 27이닝 동안 방어율 1.00으로 강한 면모를 과시했던 만큼
퀄리티스타트는 충분히 해낼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결과는 4.1이닝 동안 3실점하는 부진을 보였고, 어깨 피로를 호소하며 일찍 강판했다.
KIA 장세홍 트레이너는 "심각한 것은 아니며 피로가 쌓여 근육통이 있다. 올림픽 다녀온 후 피로 증세를 호소했었는데 좀 더 심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4강의 기로에서 마지막 피치를 올리려던 조범현 감독은 8일까지 윤석민의 몸상태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당초 7일 광주 롯데전 등판도 취소돼 당분간 윤석민을 마운드에서 보기 힘들 전망이다. 윤석민이 선발 로테이션에서 빠지면서 8일 현재 4연패를 기록 중인 KIA는 4위로 치고올라간 삼성과 5게임 차로 벌어지며 6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성남 야탑고 출신의 윤석민은 2005년 신인 2차 1번으로 KIA에 입단, 그 해 53경기에 나섰다. 3승 4패 7세이브, 평균자책점 방어율 4.29로 데뷔 첫해 합격 판정을 받았고, 다음 해엔 팀의 핵심 전력으로 기대 이상의 활약을 보여줬다. 주로 구원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던 윤석민은 63경기에서 5승 6패 19세이브를 기록해 팀내 최다 세이브를 기록하면서
장문석(15세이브)과 함께 뒷문을 책임졌다.
2007년 KIA는 마운드의 변화를 꾀했다. 선발로 나섰던 한기주의 보직을 마무리로 전환하는 대신 윤석민이 선발로 전환했다. 더군다나 제1선발의 중책을 맡았는데, 상대 에이스와 맞붙는 경우가 많아 총 28경기의 성적은 7승 18패로 패수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그렇지만 평균자책점은 3.78로 전체 10위를 기록했다. 선발 투수로서 결코 부진한 내용은 아니었지만 매 경기 타자들이 도와주지 않았고 패배의 멍에만 쌓여갔다. 물론 상대 팀 에이스와의 정면 대결도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했다. 결국 시즌 최다패의 불명예 속에 2007시즌을 마감했다.
악몽같던 작년과 달리 올해는 완전히 달라졌다. 작년엔 전반기에만 무려 12패를 기록했지만 올해는 그 반대로 전반기에만 12승을 기록하며 승승장구 하며 최고 투수 반열에 올랐다. 이런 빼어난 성적을 발판으로 결국 그는 베이징행 마지막 탑승자가 되었다.
그가 올림픽에서 거둔 성적은 2승 1세이브 1홀드. 윤석민이 없었다면 과연 한국이 금메달을 딸 수 있었을까 하는 반문이 나올 수밖에 없을 정도로 중요한 때마다 마운드에 올라가 위기 상황을 슬기롭게 대처했다.
현재
김광현과 다승 공동 1위를 지키고 있지만
류현진(한화)
장원준(롯데, 이상 12승)의 추격도 매섭다. 평균자책점도 2.46으로 1위지만
손민한(2.59, 롯데)이 바싹 그 뒤를 쫒고 있다.
천국과 지옥을 오가며 성장을 멈추지 않았던 윤석민이다. 팀으로나 개인의 명예를 위해서나 큰 부상없이 다시 마운드에 올라 특유의 화끈하고 정교한 피칭을 보여줘야 할 시점이다.
/홍희정 객원기자 ayo3star@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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